세계 내비게이터 업계, 향후 전망은…
톰톰과 가민, 유럽·미국시장 양분 상태
휴대폰 길안내 서비스, 새로운 강자로…
김종호 기자 tellme@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세계 내비게이터 시장은 유럽의 톰톰(TomTom)과 미국의 가민(Garmin)이 1·2위를 다투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둔 톰톰은 처음에 PDA(개인 휴대 단말기) 제조업체로 출발했다. 네덜란드 사업가 피터 프란스 포웰스(42)가 26세였던 1991년, 암스테르담 대학 동창인 피터 길렌과 창업했다. 초기 PDA 제품을 생산하다 2001년 회사 이름을 톰톰으로 바꾸고 최초의 이동식 내비게이터를 출시했다. 지금은 유럽 시장을 거의 싹쓸이한 상태. 유럽 어느 자동차 매장을 가든 톰톰의 내비게이터가 압도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톰톰은 심플한 디자인에 EU(유럽연합) 전체에 대한 길안내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반면 가민은 1989년 게리 버렐과 대만계 미국인 민 카오 등이 설립한 항공기용 길안내 장치 제조 회사로 출발했다. 가민은 병사들이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군사용 위치추적 시스템을 개발, 1991년 걸프전에서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90년대 중반부터 다양한 이동식 내비게이터를 개발, 세계적인 업체로 성장했다.
작년 2분기를 기준으로 유럽의 차량용 이동식 내비게이터 시장은 톰톰이 50%로 1위, 가민은 8%로 2위다. 미국 시장은 가민이 51%로 1위, 톰톰이 27%로 2위다. 유럽의 톰톰이 세계 이동식 내비게이터 시장 1위 업체가 된 것은 유럽 시장이 미국에 비해 크기 때문이다. 이는 유럽과 미국의 도로망과 관련 깊다. 미로처럼 꼬불꼬불한 길이 많은 유럽이 내비게이터 수요가 큰 반면, 상대적으로 도로망이 종횡으로 잘 정비된 미국은 아무래도 수요가 적다는 것이다.
국내 내비게이터 시장은 지난해 130만대에서 올해 200만대를 넘을 전망이다. 세계시장의 약 10% 규모다. 이처럼 국내 시장 규모가 커진 것은 크고 작은 내비게이터 생산업체가 많아져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내비게이터 시장은 팅크웨어·현대오토넷·카포인트 등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하게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향후 내비게이터 시장은 몇 가지 요인에 따라 크게 변화할 전망이다.
하나는 얼마나 정확한 전자지도를 확보하느냐다. 현재 국내 전자지도를 자체적으로 제작한 업체는 팅크웨어, 계열사로 두고 있는 업체는 현대오토넷이다. 그러나 최근 나브텍, 텔레아틀라스 등 세계 1·2위 업체들이 잇따라 국내시장에 진출하면서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내비게이터 시장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예를 들어 나브텍코리아는 첨단 전자지도 제작차량 19대를 운영, 전국을 돌며 지도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이 차량은 좌우 130도까지 보이는 디지털카메라로 달리면서 주변의 도로와 건물을 촬영, 본사 컴퓨터에 실시간으로 화면을 보내 곧바로 지도를 만든다. 이에 비해 국내 전자지도 업계는 장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시간이 갈수록 전자지도의 품질격차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미래엔 자동차 회사가 차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장착하는 고정식 내비게이터 판매량이 늘어나 이동식 내비게이터를 앞지를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내비게이터 산업 보고서에서 “자동차 업체들은 점차 길안내 장치를 에어컨처럼 기본품목으로 장착하게 될 것이므로, 차를 출고한 후에 소비자가 장착하는 이동식 내비게이터 시장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여기에 휴대폰을 이용한 길안내 서비스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휴대폰의 데이터 전송속도가 갈수록 빨라면서 현재보다 상세한 지도를 이용한 길안내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폰 길안내 서비스는 도로의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반영한 길안내가 가능해 내비게이터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할 전망이다.

자동차 길안내 장치
카 내비게이션 시스템(car navigation system) 또는 내비게이터라고 부른다. 지상 2만km의 궤도상에서 20여개의 위치추적 위성이 발사하는 신호를 지상에서 수신, 차량 내부에 장착된 모니터에 차량의 현재위치, 목적지까지의 최단거리 등을 표시하여 주는 장치다. 구성 요소는 디스플레이, 전자지도 소프트웨어, 위성 수신용 안테나 등이다. 자동차 회사가 차를 제작하는 과정에 미리 장착하는 고정식(fixed)과, 차량을 출고한 후 소비자가 개별적으로 구입해 장착하는 이동식(portable)으로 나뉜다. 최근엔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한 제품과 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 겸용제품 등 다양한 제품이 나오고 있다.

입력 : 2007.10.1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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