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지도가 미래 IT산업 판도 바꿀 것”
마크 나델 나브텍 부사장
김종호 기자 tellme@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 마크 나델 나브텍 부사장. /이태경 객원기자 ecaro@chosun.com

미국 나브텍(NAVTEQ)은 세계 최대 전자지도(디지털 맵) 회사다. 세계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절대강자다. 자동차 길안내장치(내비게이터)와 인터넷 지리정보 서비스 등 전자지도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나브텍은 인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구글 지도서비스도 나브텍의 전자지도를 기본으로 해서 이뤄지고 있다. 나브텍은 지난 2005년 국내 전자지도 업체 픽쳐맵인터내셔날(PMI)을 인수, 국내에도 진출했다. 현대·기아차의 수출용 차량에 장착되는 길안내 장치의 지도를 나브텍코리아가 공급하고 있다.
나브텍은 올 11월부터 내년 4월까지 아시아 지역에서 ‘글로벌 위치기반서비스 챌린지’ 행사를 개최한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나브텍의 전자지도를 응용한 위치기반 서비스 신제품을 개발해 경쟁하는 대회다. 대회에 입상하면 지원금도 주고, 투자자도 연결해준다. 이 행사를 총괄하는 나브텍 본사의 마크 나델(Marc Naddell·44) 부사장이 최근 방한,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전자지도를 응용한 소프트웨어는 미래 IT 산업의 판도를 바꿀 정도로 급격히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위치기반서비스 챌린지 행사를 언제부터 개최했나.
“5년 전부터다. 나브텍의 전자지도가 알려지면 기업들이 이 지도를 응용한 프로그램을 많이 요청했다. 하지만 나브텍은 지도만 개발할 뿐 여기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 응용 소프트웨어는 개발하지 않는 원칙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개발자들을 한데 모으기 위해 이 행사를 시작했다.”

―나브텍이 행사를 통해 얻는 이익은 무엇인가.
“참가자들은 크고 작은 소프트웨어 회사들이다. 이들은 나브텍의 전자지도를 이용해서 기업 유통, 엔터테인먼트, 길안내 장치와 관련된 응용프로그램을 만든다. 독거노인이나 성범죄자 거주지역을 지도상에서 알려주는 소셜네트워크 소프트웨어도 개발한다. 응용 프로그램의 가치가 커질수록 나브텍의 전자지도 매출액도 늘어난다.”
―행사 참가자들이 선보인 응용 프로그램 중 새로운 것은 무엇인가.
“체력단련 소프트웨어가 대표적이다. 사용자가 과거 운동기록과 몸의 상태를 미리 기록해 놓고 일정 지역을 달리면서 운동을 하면, 지형의 가파른 정도를 체크해 어느 지점까지 가면 열량이 얼마나 소모되는지 알려준다. 지역정보를 알려주는 소프트웨어도 있다. 시내 주차장의 어느 지역에 차를 세울 수 있는 자리가 비었는지 알려주는 프로그램도 있고, 특정 지역의거주자들의 평균 연봉이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알려주는 제품도 나왔다.”
―행사에서 입상한 기업은 어떤 혜택을 받나.
“업체 심사과정에 나브텍은 관여하지 않고, 통신회사나 언론사 등 외부 기관 전문가들이 최종 심사를 통해 선정한다. 지난해엔 24개 업체를 선정해 약 20억원의 지원금을 지급했고, 이와 별도로 투자자를 연결해 줬다. 선정된 회사는 이름이 언론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알려지는 효과도 얻는다.”
―아시아에서 글로벌 위치기반서비스 챌린지 행사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들었다.
“아시아 지역은 나브텍의 미래 성장동력원이다. 전세계 2080만명의 무선통신 소프트웨어 개발자 중 430만명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있다.
―나브텍이 세계 1위 전자지도 회사가 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회사가 1985년부터 자동차 길안내 장치(내비게이터) 개발을 시작했으나, 첫 제품은 9년 후인 94년에 유럽 자동차 회사에 납품했다. 시장이 열리기 약 10년 전에 회사를 만들어 투자를 한 것이다. 초기에는 사업에 어려움이 컸다. 그러나 요즘은 전자지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커지고 있다.”
나브텍은 지난해 매출액 5억8161만달러(약5467억원), 영업이익 1억5369만달러(약 1444억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것)이 26.4%로 매우 높은 편이다.
―전자지도를 제작하는 방법은.
“좌우 130도까지 보이는 디지털카메라를 장착한 차량이 달리면서 주변의 도로와 건물을 촬영한다. 자동차의 카메라가 본사 컴퓨터와 실시간 연결돼 있어, 화면을 보내면 곧바로 지도를 만든다. 나브텍코리아엔 전자지도 제작차량 19대를 두고 있다.”
―미래 전자지도의 응용분야는.
“전세계인들이 나브텍의 전자지도를 터치하는 회수가 하루 9000만 번에 이른다. 대부분 포털사이트를 통해 이뤄진다. 미래에는 보물찾기 게임에 길안내 장치가 사용되고, 박물관 등 자기가 흥미를 갖는 장소를 미리 저장해 놓으면 길을 가는 도중에 자동으로 알려주는 기능도 나올 것이다. 경찰과 소방서의 긴급출동 같은 공공업무에도 전자지도가 필수적이다. 전자지도는 많은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녹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나브텍 (NAVTEQ)

자동차·휴대폰의 길안내장치(내비게이터), 인터넷 지도서비스 등에 필요한 전자지도(디지털맵) 원본을 제작하는 회사로 1985년 설립됐다. 세계 전자지도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다. 구글 지도서비스와 현대·기아차 수출용 차량의 길안내 장치에 나브텍 전자지도가 들어간다. 전 세계 국가의 전자지도를 제작, 소프트웨어 업체를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본사는 미국 시카고에 있고, 28개국 167개 사무소에 28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입력 : 2007.09.13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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